협력 사례 소개 - 서울대어린이병원 폰탄환자 수술

협력연구자: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곽재건 교수님

우리 연구실 참여자:
최기은 연구원

연구배경: 선천성 소아심장병은 전 세계 신생아의 1퍼센트에서 나타나며 선천성 심장 기형은 국내 영아 사망 원인 중 6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합니다. 선천성 심장 기형 질환 중 하나인 단심실 심장 질환은 수술하지 않을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데, 이때 폰탄(Fontan)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폰탄 수술이란 하나밖에 없는 심실은 대동맥과 연결하여 체순환을 담당하게 하고 폐동맥에는 대정맥을 연결하여 체순환 후 심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폐로 혈액을 흐르게 하는 수술입니다. 이 수술은 수술 후 10년 생존율 90%, 20년 생존율 74%일 정도로 단심실 환자의 수명을 늘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수술 후 높은 정맥 압력과 심박출량의 감소로 인해 정상인의 약 65% 수준의 운동 능력, 부정맥, 혈전, 간 섬유화를 포함한 간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수술하기 전, CT, MRI, 혈관조영술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축적된 환자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는 수술 방향을 결정하지만 이는 주로 이전 수술 결과와 경험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술 예후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Computational Fluid Dynamics(CFD)를 활용하여 가상 수술을 진행하면 이미징 데이터에서 잘 보이지 않는 상세한 혈류 패턴을 확인할 수 있고, wall shear stress, energy dissipation 등 질병 및 예후와 관련된 다양한 혈류 지표를 계산함으로써 가상수술 결과를 평가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CFD는 기존에 수집된 영상 데이터와 임상 정보를 통합하여 환자 맞춤형 전향적/후향적 연구를 비침습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미국 FDA에서도 의료기기 검증 방법으로 인정받는 등 세계적으로 심혈관 질병의 치료 계획, 기전 연구 및 수술 경과 예측에 다양하게 적용되어 왔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실제로 임상의와 협력하여 수술에 가상수술 결과를 반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2023년 여름, 서울대병원의 곽재건 선생님은 폰탄 수술을 앞둔 환자의 수술 계획 수립을 위해 수술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지 의뢰하셨고, 이에 따라 가상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환자는 하대정맥(Inferior Vena Cava)에 붙어 있어야 할 홑정맥(azygos vein)이 상대정맥(Superior Vena Cava)에 붙어 있고, 하대정맥은 폐쇄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하대정맥의 대체로 간정맥(hepatic vein)을 연장시켜 폐동맥과 바로 연결하는 수술이 필요했습니다. 이 수술은 간정맥에서 폐동맥으로 가는 혈액이 최대한 양쪽으로 고르게 흘러가게 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수술에서 사용된 Y자 도관의 크기, 접합 부위, 각도, 폐동맥 직경 변경 여부 등을 변경해가며 이를 달성할 최적의 파라미터를 찾으려고 하였습니다. 환자의 CT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환자맞춤 해부학 모델과 실제 폰탄 환자들의 평균 생체 정보를 토대로 한 경계조건을 설정하여 Y자 도관의 양쪽 graft에 흐르는 혈액 유량을 계산했습니다. Baseline 모델을 기반으로 총 4개의 상황을 고려하였고, 홑정맥과 상대정맥의 혈액 간섭을 받지 않는 distal site에 Y자 도관을 설치하고 폐동맥의 직경을 늘리는 것이 최적의 결과를 보였습니다. 곽재건 선생님은 이러한 결과를 참조한 Y도관의 형상을 도입하여 수술을 진행하셨고 수술이 잘 마쳐진 후 현재 환자는 회복 후 꾸준히 결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관련 연구비: "선천성 소아심장질환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전산유체역학 기반 신뢰도 있는 혈류역학 분석"
(한국연구재단, 연구책임자 서종민)